수하물을 안 찾고 게이트를 나왔습니다
2017년 2월 28일 · 쾰른
뒤셀도르프 공항에서 배기지 클레임을 지나쳐 그대로 밖으로 나왔습니다. 독일에서의 첫 시간은 그렇게 시작했고, 그날 오후 쾰른 대성당 앞에 서 있었습니다.
8년 전에 쓴 글을 다시 꺼냈습니다. 지금 보니까 완전 늙크크더군요. 그래도 그때 찍은 사진은 남아 있으니까, 사진에 붙어 있는 시각을 따라가면서 다시 적어봅니다.
공항에서 한 첫 번째 실수
뒤셀도르프 공항에 내려서 사람들을 따라 걸었습니다. 그러다 문을 하나 통과했는데, 뭔가 허전하더라고요. 손에 캐리어가 없었습니다.
배기지 클레임을 그냥 지나쳐서 밖으로 나와버린 거였습니다. 되돌아 들어갈 수는 없고, 독일어는 못 하고, 유심도 아직 없었습니다. 다행히 공항 와이파이가 잡혔어요. 그걸로 현지에 있던 친구에게 연락했고, 캐리어는 결국 되찾았습니다.
지금 생각하면 별일도 아닌데요, 그때는 등에 땀이 났습니다. 말이 안 통하는 곳에서 뭘 잃어버리면 문제가 실제보다 두 배쯤 커져 보이더군요. 그걸 그날 처음 알았어요.
오후 1시 27분, 대성당 앞
사진에 박힌 시각이 2월 28일 13시 27분입니다. 서울보다 여덟 시간 느린 곳에 서 있었습니다.
건물 앞에 서니까 소리가 먼저 나왔습니다. 감탄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입이 벌어졌어요. 저는 한국 전통 건축을 좋아하는 편인데, 좋아하는 것과 압도당하는 것은 다른 일이더군요.
가까이서 보면 외벽이 검습니다. 저는 그때 원래 그런 돌인 줄 알았습니다. 그게 아니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는데, 그 이야기는 1년 넘게 살고 나서 다시 쓴 쾰른 이야기에 적었습니다.
안에는 들어갔다가 금방 나왔습니다
미사가 없을 때는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들어가 봤습니다. 마침 파이프 오르간이 울리고 있더군요. 미사 중이라 더 안쪽으로는 못 갔어요.
안에서 한참 서 있었습니다. 개신교 쪽이라 미사가 익숙하지 않은데도 그랬습니다.
첫 끼는 대성당 옆 브로이하우스에서
Früh BRAUHAUS에 들어갔습니다. 슈바인스학세와 커리부어스트를 시켰습니다.
직원이 맥주 받침대를 테이블에 놓는데, 놓는다기보다 던지는 쪽에 가까웠습니다. 처음엔 제가 뭘 잘못했나 싶었어요. 여기서는 여기선 원래 그렇게 놓는 거라고 하더군요.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어깨에 힘이 풀렸어요.
그날 저녁은 되너를 먹기로 하고 나왔습니다. 그 이야기는 마트와 되너 이야기로 이어집니다.